#. 안광학기기 분야에 도전장 내밀다
안광학기기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2002년 5월 설립된 유니코스㈜는 17년이란 시간동안 국내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안광학기기를 수출하는 기업으로 고속 성장했다. 단기간에 유니코스가 쏘아올린 ‘성공의 공’은 흥미로움을 전해준다.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안광학기기 분야는 과거 독일과 일본이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분야였다는 점에서다. 높은 진입장벽을 넘어 전세계 60여 국에 수출 금자탑을 쌓을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 오 부사장이 귀띔했다.
“2차 세계대전 이전 독일이 광학이나 안광학과 관련한 기술을 갖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아시아에는 안광학 관련 기술이 거의 없었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일본이 독일 기술자들을 섭외해 기술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술도 인력도 없었지요. 한 대기업에서 광학사업부를 키웠지만 이후 접었을 만큼 기술 습득의 어려움이 컸습니다. 유니코스는 이론적인 것부터 외국제품을 모방하며 기술을 배웠습니다. 이후 기능인력 성장과 더불어 배움을 갖는 시간, 기술개발 투자가 뒤따랐습니다. 투자를 했기 때문에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특허 10개, 실용신안 3개, 디자인 특허 5개 등 18개의 특허를 보유한 유니코스 기술력의 밑바탕에는 기술연구에 관한 지속적인 회사의 투자가 있었다. 투자는 검안기 부문에서 국내 최초로 전자파 간섭(EMI)과 관련해 B 클래스를 획득하는 등 옹골진 성과로 이어졌다. 고객의 이목을 사로잡는 제품들도 속속 개발됐다.
자동으로 동공을 추적하고 초점을 맞춰 측정을 완료하는 3차원 이동 메커니즘을 구현한 제품(URK-900F)은 유니코스가 자랑하는 간판 제품이다. 초점조절 알고리즘을 구현한 자동굴절·각막곡률측정기 URK-700 제품부터 이어온 유니코스 기술력의 근간이다. 유니코스는 이 특별한 기기들을 무기로 일본이 장악하고 있던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안경점에서 창업을 하려면 제품 4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검안기, 프롭터, 차트, 렌즈미터가 바로 그것이죠. 유니코스는 이 4가지 기기를 갖춘 전세계에서 역대 4번째 회사랍니다.”
#. 일본 격파 고속성장
유니코스의 설립자인 김기창 대표는 이 회사를 설립하기 이전부터 해당 업종에서 외길인생을 살았다.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광학기기와 관련한 기업을 창업한 그에게는 일본 제품과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일본제품은 값이 비쌌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당시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 부사장은 당시 환경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유니코스는 17년 전, 수작업으로 시력판을 리모컨으로 작동시키는 기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일본 이외에는 관련 제품을 만든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국내에) 경쟁자 없어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고 검안기에 투자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세계적으로 일본제품을 대체할 만한 제품들이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유니코스는 일본 안광학기 기술력에 버금가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한 안광학기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일본의 안광학기 가격이 수천만 원대였지만 유니코스는 수백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국내, 세계시장에 제품을 선보였다. 기술력을 갖추고 가격까지 저렴한 유니코스의 안광학기에 고객들이 열광한 것은 당연했다. 이와 더불어 안광학기 교체시기가 도래가 한 것도 주효했다.
“안광학기 라이프타임이 15년 정도인데 우리 제품이 나올 당시가 교체시기였어요. 일본제품들이 소진되는 시기가 왔고 유니코스가 이를 대체할 상품으로 떠오른 것이지요.”
안광학기 불모지에서 싹을 틔운 후 일본과의 경쟁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유니코스의 이야기는 한일 경제갈등을 겪고 있는 현 시국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유니코스의 훈수는 귀담아 들을 법했다.
“기본적인 기능은 일제제품이나 우리 제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일제를 극복했었던 것처럼 노력을 통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실제 경험했기에 다른 업체들도 그렇게 노력한다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0년 이상 된 제품인 검안기도 2005년부터 10년 만에 같은 값으로 따라잡았습니다. 한국은 저력 있는 민족이기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유니코스에도 많은 지원 있기를
유니코스는 올해 한 단계 도약할 비전을 갖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안과형 의료기기나 진단기기, 산업기기 쪽으로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거다.
이를 위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신기술을 적용한 개발, 판매확장을 위한 새로운 제품, 광학기술 접목한 새로운 회사, 이를 통한 투명한 발전을 목표로 한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유니코스가 대전시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된 의미는 각별해 보인다. ‘눈물 젖은 빵’을 먹던 어려웠던 시기를 넘어 인정을 받았다는 것에 대해 희열을 숨기지 않는다.
“어떻게 본다면 너댓 명이 눈물겹게 일하면서 지원 없이 자력으로 회사를 일궜습니다. 그런 유니코스가 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됐다는 것은 자부심을 넘어 굉장한 기쁨입니다. 국제적 글로벌 컴퍼니 1위 달성이 유니코스의 목표인데 그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선 느낌입니다.”
물론 중소기업이 갖는 어려움도 있다. 중소기업이자 대전이라는 지리적 한계로 수도권에 비해 기능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유니코스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직원들을 지역업계 최고수준으로 대우하는 것’, ‘연구개발 투자비중을 높이는 것’ 등이다. 단순하지만 묵직한 방안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유니코스를 더 나은 내일로 향하게 하고 있다.
유니코스는 지역업체로서 대전시에 당부의 말도 전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지원’이 키워드다.
“사업이 흘러가는 패턴이 있어요. 안광학기기 시장은 한정돼 있지만 고가장비는 비용이 엄청 많이 듭니다. 사실 저희의 경쟁기업은 수백 억 정도의 지원을 받고 굉장한 성장을 이룬 것으로 압니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적극적인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