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결로’ 만성 문제 해결
재밌는 복지후생, 직원들은 내 가족
데시칸은 자동차 램프 내부에 안개와 이슬이 맺히지 않도록 설계된 흡습제를 전문 생산하는 기업으로 현대와 기아자동차에 관련 제품을 공급하는 등 국내 자동차 업체로부터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 중심에 김 회장이 있다. 삶의 절반가량을 장사와 경영활동 등으로 보냈다는 그가 흡습제 분야에 관심을 갖고 데시칸을 설립한 배경에 대해 들려준다.
“장사(사업)를 시작한 지도 40년이 넘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유통업을 했고 이후 방청필름과 관련한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습기가 생기면 제품에 녹이 생길 수 있는데 방청필름만 갖고는 녹 원인을 없애기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해 ‘습기 잡을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해보자’는 마음으로 관련 기업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그 바탕 위에 지난 2015년 1월 흡습제를 전문 생산하는 데시칸(전 데시칸트)은 설립됐다.
“전 기업명인 데시칸트는 제습제라는 고유명사였습니다. 당시 이런 기업명을 활용한데가 세계적으로 없었어요.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그렇게 이름을 정했었지요. 이후 기업명을 데시칸으로 변경했는데, 데시칸은 바로 제습제의 왕이라는 뜻입니다. 전 세계 최고의 제습제 회사가 되고자 하는 바람을 넣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제습제 회사에 대한 목표. 꿈은 구호에만 그치지 않았다. 연구소 설립과 높은 비율의 연구개발투자는 최고의 제습제 기업을 꿈꾸는 데시칸의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타 기업과) 동등한 제품을 만들다 보면 부가가치 없고 미래 비전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데시칸은 연구소를 중심으로 해서 집중 투자를 했고 다행히 좋은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회사는 제습제 회사 중에서 매출대비 알앤디 투자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지난해 같은 경우 매출의 6.3%, 올해는 8% 정도를 투자하고 있지요.”
끊임없는 기술연구와 투자를 통해 데시칸은 국내 특허 5건, 미국 특허 1건을 갖고 있고, 6개의 해외특허를 출원중인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우뚝섰다.
#. 차량용 헤드램프 ‘안개, 결로’, 해결에 나서다
출중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개발은 주목받고 있다. 데시칸이 제작한 자동차 램프 흡습제가 상징적이다. 그간 자동차 업계에서 차량용 헤드램프에 마치 도깨비처럼 출몰하는 ‘안개 및 결로현상’은 골칫거리였다.
기존 방담코팅은 비용이 매우 높거니와 결로현상과 눈물자국이 발생해도 수리가 불가하고 서비스가 불가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더욱이 헤드램프를 교체하려면 전체를 교체해야 했기에, 부품비용과 공임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인한 고객들의 불만도 끊이지 않았다.
데시칸은 문제 해결에 관심을 기울였다. 연구 끝에 자동차 램프 내부에 안개와 이슬이 맺히지 않도록 설계된 흡습제를 개발했다. 김 회장은 데시칸이 램프용 흡습제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350회 이상의 테스트와 3만 6000개 이상의 샘플을 사용하고, 국내는 물론 중국과 미국 등에서 관련 제품에 대해 옥외 방치 및 필드테스트를 거쳤다. 완벽한 제품을 위한 남다른 철저함이다.
“문제에 대해 검증을 거치고, 미리 발견할 수 있도록 필드테스트 하는 제습제 회사는 데시칸이 세계에서 처음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항온항습 조건만 맞춰서 해도 괜찮지만 실제와 괴리가 있을 수 있어요. 비용이 많이 들더라면 실제 테스트를 하면 훨씬 더 신뢰성 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데시칸에 따르면 자사의 자동차 램프 흡스제는 기존 방담코팅 방식을 배제하면서도 승용차의 만성적인 안개와 결로 문제를 해소하는데 큰 성과를 이뤘다.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지난 2016년 이래 3년 동안 우리 제품을 사용해왔으며, 그 결과 데시칸의 램프용 흡습제품질성능의 우수성과 내구성은 이미 입증됐습니다. 그렇게 해 낮은 성능과 내구성 없는 기존의 방담코팅 방식을 완전히 탈피하고 데시칸의 제습제 만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해당 회사에서는 재료와 생산비용이 감소되고 필드클레임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해 품질비용 또한 수천만 달러가 절감됐죠.”
#. 직원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다
데시칸은 직원 개개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직원의 의견을 반영해 시도하는 ‘스마트 팩토리’도 그 한 예다. 한 직원은 ‘직원들에게 장점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자금이 들어도 득이 된다면 해 봐라는 분위기’라고 귀띔한다. 직원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이유, 김 회장은 “직원 의견을 (회사가) 들으면, 직원들이 각자 발전하게 됩니다. 더욱이 회사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그 이유를 들려준다.
직원들을 배려하는 데시칸의 분위기는 복리후생제도에서도 잘 나타난다. 생일수당(10만 원)과 건강검진비(2년 기준 50만 원) 지원, 김장수당(20만 원)을 지급하며, 금연에 성공했을 시에는 금연 축하금으로 50만 원을 지급한다. 또 효도수당과 영어교육비 지원, 임직원 자녀 입학과 졸업시 상품권(10만 원)을 지급한다.
또 자녀 2명까지 고등학교(수업료 전액 지원)와 대학교 학자금(연 500만 원)을 지원한다. 하나같이 직원들의 기를 살려주는 제도들이다. 여기에 장기근속자에게(10년, 20년)는 금 1냥(10돈)을 지급한다. 또 5년 이상 근무한 직원 자녀 2명까지 300만 원 상당의 해외문화탐방을 지원한다. 오래일한 직원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그들의 헌신과 가치를 살려주는 것이다. 여기에는 직원들을 귀히 대하는 회장의 지론이 담겨있다.
“우리세대가 힘든 일을 많이 했습니다. 힘든 일을 겪고 나니 사업을 할 때, 직원들에게 용기와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연구개발하는 과정에 실패하더라도 직원들한테 추궁한 적이 없고 용기를 줬습니다. 내 판단 하에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장비를 제작하는 등 (직원들과) 미래를 생각하는 용기로 어려움을 극복했습니다.”
직원들을 보듬으며 미래로 나가는 팔순의 회장은 인터뷰 끝에서 기업가로서 소명을 말한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일성이다. “개인적으로는 제습제를 꼭 수출하고 싶습니다. 국내 뿐 아니라 데시칸하면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제품을 만들어, 한국의 회사를 알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세계 유수의 소비자들이 찾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데시칸의 인재상은?
역량을 펼치면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다. 데시칸은 생산 분야의 특성상 40세 전후 여성 직원이 많으며, 건강하고 성실한 사람들을 공개 채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공개 채용과 병행해 소셜네트워크 등을 추천을 받기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추천을 받더라도 공개 채용 하듯이 공개적인 절차를 거쳐서 면접, 서류전형, 그리고 내부회의를 통해 적합한 사람인지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가족처럼 오랫동안 성실하게 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또 사무직 경력사원의 경우 동종업계의 유사한 경험에 데시칸은 주목하고 있다.
글=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사진= 함형서 기자 foodwork23@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