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리창 투명도를 마음대로 바꾸는 핵심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유리창의 투명도 조절이 가능하고 향후 다양한 색으로 전환될 수도 있어 관련 산업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김흥남)는 유리창에 특정 물질을 붙여 전기를 가하면 햇빛의 투과율을 조정해 투명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전기변색기술은 8나노미터(10??m) 크기의 나노입자구조체다. 나노입자구조체는 구조체를 구성하는 입자들의 크기가 작아 비표면적이 넓다는 특징을 가진다. 때문에 구조체 표면에 변색물질을 많이 붙일 수 있다. 나노구조체를 적용한 전기변색 기술은 변색 시 필요한 이온의 이동 거리가 짧아서 변색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의 변색속도는 약 0.1초다.
기존 상용제품이 수분에서 수초에서 달했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으며, 투명도는 최대 90%까지 어둡게 조절이 가능하다.
ETRI 연구진은 본 기술이 향후 자동차 후사경의 눈부심 방지에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뒷차가 상향등을 켜서 눈부심이 심할 경우 거울의 색을 어둡게 변색해 눈부심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0.1초의 빠른 전기변색은 차량이 터널 내를 통과할 때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어 이 기술이 한여름이나 겨울철 블라인드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햇빛이 강렬하게 비칠 때 창의 투명도를 바꿔 외부열이 들어오는 비율을 낮출 수 있다"며 "효율적 냉난방이 가능해져 에너지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시장도 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기변색기술을 적용하면 창을 필요시 잘 보이게 또는 안보이게 바꿀 수 있다. 따라서, 투명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광셔터로도 사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디스플레이용 광셔터로 검정색과 청색 계열에 주력하고 있다. 향후에는 빨간색, 녹색 계열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본 기술의 핵심은 나노입자구조체로 만들어 전기를 변색시키는 물질이다. 빠른 변색속도를 구현하는 전기 변색 소자개발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유리판에 액상 전해질을 이용해 5cm x 7cm 규모의 면적을 구현했다. 향후 필름화를 위해 액상 대신 젤화공정을 사용해 면적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필름화할 경우 변색속도와 색상 저하의 문제도 푼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본 연구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2016년 말이 되면, 창에도 문자를 넣어 정보를 표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류호준 ETRI 자연모사 I/O 인터페이스연구실장은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는 쌍안정성(Bistability)이 우수하고 3V(볼트)내외로 전력소모가 거의 없다"며 "대기 상태시 투과도도 매우 좋아 기존 창의 투명도를 저해하는 요소가 없다"고 밝혔다.
▲ ETRI 연구진이 가상의 건축물(Mock-up)에 설치된 스마트광셔터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ETRI 제공>
▲ ETRI 연구진들이 개발에 성공한 광셔터의 착색상태모습. <사진=ETRI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