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조길상 기자] 4차 산업혁명시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각광받는 ‘무인기’ 시장. 그중 드론으로 통칭되는 무인항공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있다. 지역에서 11년째 묵묵히 성장 중인 ㈜에이엠시스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항공산업 외길
김영익·석미언 부부가 공동대표로 있는 ㈜에이엠시스템은 지난 2011년 6월 문을 열었다. 서울대 항공학과와 텍사스 A&M 대학교(Texas A&M University)에서 수학한 김 대표는 이후 ‘항공산업’ 외길을 걸어왔다. ‘이름에 날개 익(翼)자가 있어 항공관련 업무를 하는 게 내 운명이구나’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초음속항공기 개발을 비롯한 무수한 엔지니어 경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해보자는 포부를 갖고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창업한 그해 말, 직원은 10명 정도였으나 최근엔 30명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성장한 에이엠시스템. 창업 10년차를 맞아 코로나19라는 악재도 있었지만 꾸준히, 그리고 묵묵히 성장해온 그일지라도 어찌 어려움이 없었겠는가. 경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어려움도, 홍보와 마케팅 등 그동안 경험하지 못 한 것들에 대해 부딪치고, 이겨내며 결국 이 자리까지 차츰차츰 나아간 거다.

“경영자 입장에서 걱정은 늘 있습니다. 인건비가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직원은 꾸준히 늘려왔고, 그 수를 유지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재무상황에 대해 보수적으로 운용해 월급이 밀리거나 못 주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국가대형프로젝트가 점점 줄어들면서 보다 보수적인 운영을 하게 됐다. 위기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코로나19로 하늘문이 닫혀버린, 그 어느 누구하나 편하지 않은 지금에는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 기업의 제1가치는 ‘생존’
김 대표가 생각하는 기업 운영의 가장 기본적인 명제는 바로 ‘생존’이다.

“앞으로 뭘 키워 나가겠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에게는 생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살아있어야만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죠. 기회만을 바라보다 망하는 회사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통계적으로 창업기업이 3년이 지나면 절반 수준으로, 5년 후엔 20%만 남는다. 그만큼 창업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기업 풍토에서는 창업을 하면 철저하게 발로 뛰어야하고, 철저하게 을의 정신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나’,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하고 있지’ 등의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함께하는 이들에게 월급을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이제는 11년 차. 고달픈 시간이었지만 상당히 보람있었다고, 또 ‘어쨌든 10년을 버텨왔다’고 소회하는 그는 이제는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에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후배들을 양성한다는 게 참으로 감사하다고 말한다. 고달픈 시간이었지만 결국 생존해 젊은이들이 일할 수 있는 그런 필드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데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는 거다. 어느 기업이나 인재는 중요하다. 에이엠시스템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이 미래' 라고 생각하고 심혈을 기울여 가르치려고 합니다. 단순히 이론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재료부터 전문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의 트레이닝을 마련했습니다. 보통 5년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다른 곳에서도 탐내는 인재들이 되더군요.”

  

에이엠시스템은 무인기 개발과 한국형 전투기 사업 등 국가대형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작은 회사라고는 하지만 직원들의 자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자체적인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2016년부터는 드론과 소형무인기를 개발하고 있고, 무인자동차 관련 업무도 함께 한다. 세계적으로 무인기 관련 시장이 점점 커져갈 것이기에 기술을 축적해놔야 나중에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규모는 작을 수 있지만 기술력에 있어서는 분명 차별화된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특허 출원도 계속하고 있고, 특허와는 별개로 회사가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과는 차별화되고 보다 심도 있는 기술들을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에이엠시스템 김영익(왼쪽), 석미언 공동대표
㈜에이엠시스템 김영익(왼쪽), 석미언 공동대표

#. 모두와 함께 나아가는 길
두 번의 유망중소기업 선정에 빛나는 에이엠시스템과 ‘결국 살아남아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는 김 대표는 세계 시장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앞으로도 현역처럼 계속 회사를 발전시키는 데 각오를 새롭게 갖고, 도전적으로 나아갈 생각입니다.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해외와의 네트워크를 연결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들 점은 분명하지만 이 또한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축적해온 기술을 바탕으로 이제는 도약만이 남은 김 대표의 비전에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사람’이 함께한다.

“직원들은 항상 열심히 일합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잘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안타깝습니다. 대기업처럼 급여를 많이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아쉬움입니다.”

김 대표의 걱정 중에는 직원들의 마음도 포함된다.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혹여 재정적인 부족함으로, 아니면 또 다른 이유로 그들의 마음이 다쳤을까 하는 거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뒤 직원들에게 회사 주식을 나눠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김 대표. 그것으로나마 그간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김 대표는 ‘젊은 사람들한테 배울 게 많다’고 말한다. 지식은 계속 쌓여가지만 생각의 프레임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로부터 배울 게 충분하다고. 젊은이들보다 조금 더 오래 산 이들이 해야 할 일은 젊은이들이 그들만의 비전을 잘 펼칠 수 있도록 회사를 조금이라도 계속 발전시키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거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경험치 가득한 직원들, 그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에이엠시스템의 비상은 그리 먼 날의 이야기가 아닌 듯 하다. 하늘문이 열리고 훨훨 날아오를 그들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