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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제로’의 불확실성 앞에서 길을 잃는 중소기업이 늘어만 간다. 치열한 무한경쟁의 시대에 덩그러니 놓인 중소기업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융·통합’으로 귀결되는 4차 산업혁명은 이 같은 고민의 수위를 더 높이는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창의’와 ‘혁신’이 모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방향타로 작용하는 이유다. 패스트 팔로어(fast fallower)에 머무르지 않고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r)로 도약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2017년 대전시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돼 기업의 가치를 키워가는 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고군분투’ 현장을 공유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가는 기업의 자세를 모색해 본다.
사업에는 왕도가 없다는 게 정설이다. 잘 만들고 잘 팔면 가장 좋은 일이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기업이 새로 생겨나고 문을 닫는다. 어제 보다 나은 내일을 만나기 위해 이들은 오늘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어린 시절 막연한 동경에서 시작해 반백년 가까이 외길을 걷고 있는 이가 있다. 유기종(56) 비타바이오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그림에서 찾은 꿈
유 대표가 중학생이던 시절, 그는 초원에서 소가 뛰어노는 그림을 접할 기회가 생겼다.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그림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에게는 ‘축산’에 막연한 동경이 생긴 계기가 됐다. 이런 막연한 동경은 그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해 축산을 배웠고 대학 역시 축산학과를 나왔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한 곳도 같은 맥락에서 사료회사였다. 우연한 계기로 그는 이 길을 걷게 됐고 지금도 그 길 위에 서있다.
“어린 시절의 막연한 동경이 지금의 일을 하는데 시작점이 됐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죠. 회사에서의 경험이 지금 일을 하는 큰 자산이 됐습니다.”
유 대표의 회사 생활은 만 13년. 그 시간동안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좋은 점수를 받아오던 그가 창업을 하게 된다.
“직장 생활을 할 당시부터 창업에 대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직장에서 근무하는 게 현실적으로 유한하다보니 미래에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을 스스로 만들어야겠다는 신념과 배웠던 지식과 경험에 대해 사업적으로 확대 재생산 할 수 있기를 희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창업이라는 게 그리 녹록하지 않다. 경험과 지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고꾸라지고 일어서길 반복하는 그 판위에서 ‘초짜’는 당연히 힘듦을 느끼게 된다. 유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사업 초반의 어려움은 말해 뭐하냐’는 말로 갈음하는 그에게 고단했을 그 시절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보통 회사는 조직으로 표현됩니다. 그러나 새로 만들어진 회사는 그 조직이 없죠. 당연하게 모든 일을 대표가 해야 합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죠. 매출도 올려야 하고 관리도 해야 합니다.”
지금은 직원 40명과 함께 일을 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혼자 시작했던 유 대표, 누구에게나 그렇듯 처음은 늘 힘들고 고단하다. 그러나 그 고난을 이겨낸 지금은 추억정도로 기억될 뿐이다.
“초창기에는 한 거래처를 얻으면 세상을 다 가진것 같은 기분을 느꼈고 한 거래처를 잃으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하나하나가 절실했던 시절이었죠. 지금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래도 늘 만족함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 틈새시장을 노리다 유 대표가 지금의 회사를 이끌어온 시간은 16년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항상 흑자를 유지했다. 비결은 틈새시장 공략이다.
우리나라에 소, 돼지, 닭 등에 대한 사료가 많습니다. 그래서 틈새시장을 봤죠. 예를 들면 돼지 중에서도 어린 돼지들이 먹는 사료입니다. 사료로 따지면 분유, 이유식이 되겠죠. 그 시장은 대기업들도 대부분 자체 공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양 자체가 적기 때문에 OEM 생산이 효율적인 탓입니다. 후발 주자지만 동일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죠. 여기에 과거 연구개발(R&D) 부서에서 일했던 경험이 더해지면 대기업과도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에게 R&D는 미래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 시장에서 인정받아야 기업이 지속성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자금과 인력의 문제로 쉽지 않다. 그러나 유 대표는 과감히 R&D에 투자하고 있다.
“회사가 작을때는 투자를 먼저할 여력이 없습니다. 당장 먹고살기가 바쁘기 때문이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러다 2009년 연구소를 설립했어요. 직원의 4분의 1이 연구인력이죠. 이들은 순수하게 연구만 합니다. 판매만 잘하는 건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향후 소비자의 구미를 당길만한 제품을 제시할 수 없으니까요. 연구는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직원들과 미래를 공유하다.
중소기업에겐 인력난과 자금난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실력 좋은 직원은 잡을 수 없고 실력을 키워주면 보다 좋은 자리를 찾아 떠난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그래서 유 대표는 직원들과 미래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에게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중요합니다. 우리의 미래가 어떻다는 것에 대해 함께 한다는 것은 그들이 의지를 다지는 일이 됩니다. 대표는 그들의 의지가 발현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유 대표는 책임을 강조한다. “회사를 창업했을 때는 일을 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일을 대표가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죠. 직원들이 늘었고 맡은 일들이 있습니다. 맡은 바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대표의 역할입니다.”
유 대표는 10년 후 미래에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혹자는 ‘말도 않되는 소리’라 폄하할 수도 있지만 그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꿈꾼다.
“지금의 매출규모에서 1조 원을 논하는 건 어쩌면 터무니없는 소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그 꿈이 마냥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죠.”
눈사람을 만들 때 생각을 해보면 단순하다. 처음 손으로 뭉친 눈을 굴리면 얼마 되지 않은 수준으로 불어나지만 덩치가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조직 역시 마찬가지라는 거다. “기업을 알차게만 운영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고인물이 썩는다’는 말처럼 조직이 머물러 있다면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은 계속 키워야 합니다.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기가 어렵지 그 수준을 넘어선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순리에 어긋남 없이, 조직원들과 함께 미래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앞으로 나아가는 유 대표의 미래가 기대된다. 글=조길상 기자 ·사진=전우용 기자
비타바이오(www.vitabio.net)는 인류의 건강한 미래에 기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명공학 전문기업이다. 2002년 6월 충남 연기군에서 처음 문을 연 뒤 2005년 대전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국가지정 기술혁신기업(INNO-BIZ)으로, 우수한 인재와 세계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비타바이오는 부설연구소와 시험농장 운영, R&D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친환경 무항생제 특수사료 제조 전문회사로 급성장 중이다. 주 생산품으로는 보조사료 친환경 첨가제 ‘활력’, ‘맑은농장’, ‘김치애’ 등이 있다. 건강하고 안전한 축산물 생간과 축산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목표에 충실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 |